[기고] '10만명 생존권' 걸린 홈플러스 사태, 조기 M&A가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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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국종합경제연구원 최길현 부원장 · 前단국대 겸임교수 · 경제학 박사
국내 대형 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자금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긴급 비상 경영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지난 3월 초 회생 절차에 들어간 지 5개월여 만이다.
홈플러스의 경우 다행히 법원의 빠른 판단으로 지급불능 위기를 넘기고 법원의 회생절차 인가 전 M&A를 진행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듯했지만, 경기 하락과 회생 절차로 인한 신용 위기에 결국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이커머스 업체들의 급속한 성장과 경기 하락으로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상황에서 일부 대형 거래처들은 납품 대금 상환에 대한 보장을 위해 보증금 예치와 선급금 지급을 요청하고 정산 기간을 대폭 단축했다.
회생 절차 중 외부 차입이 어려운 홈플러스 입장에서 이러한 거래 조건 강화는 곧바로 자금 압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7월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지급된 민생지원금 사용처에서 대형 마트가 제외되면서 매출 감소 폭이 커지게 됐고, 이것이 현금 흐름에 부담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현재 세 번째 골든타임을 맞고 있다. 선제적 회생 개시를 통해 지급불능 상황을 막은 첫 번째 골든타임, 회생 절차 중에도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오며 인가 전 M&A 허가를 받은 두 번째 골든타임 모두 결과적으로 위기의 허들을 넘었다. 이제 인가 전 M&A의 성공이라는 마지막 세 번째 골든타임을 맞게 됐다.
이번 허들을 넘어서면 지금까지 모든 노력이 결실을 보게 되겠지만, 실패할 경우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성공이 아무런 의미가 없어진다. 홈플러스로서는 애가 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대형 납품 업체들의 거래 조건 강화로 자금 압박은 가중되고 있고, 현재 진행 중인 인가 전 M&A는 흥행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통업의 경쟁력은 상품과 물류에 있다. 유통업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적인 요소인 물류 시스템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 현재 유통 업계의 절대 강자인 쿠팡조차도 전국적인 물류 시스템을 갖추는 데 10년 가까이 걸렸다. 홈플러스를 인수할 경우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국내 대형 마트 업계 선두 주자로 단번에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그러나 오프라인 유통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수조 원에 이르는 홈플러스 몸값으로 인해 잠재적인 투자자들도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가 전 M&A가 지연될수록 홈플러스의 기업 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회생 가능성도 낮아진다. 따라서 인가 전 M&A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 진행 중인 인가 전 M&A가 가장 현실적이고 궁극적인 회생 방안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정책적 지원을 통해 인가 전 M&A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채권단과 노동조합도 현실적인 대안 제시를 통해 M&A 성공에 협조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인가 전 M&A 전까지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경쟁력을 유지할 책임은 홈플러스에 있다. 이번 생존 경영 조치도 이러한 이유로 진행됐을 것이다.
홈플러스 문제는 어느 한 기업의 경영 이슈가 아니다. 홈플러스 노동조합이 연일 거리에 나서 외치는 것처럼 10만명에 달하는 직간접 노동자들의 생계가 달렸다. 수천 개에 달하는 중소 납품 업체들의 생사까지 고려한다면 홈플러스의 회생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고용 안정과 민생 경제와 직결된다. 홈플러스를 둘러싼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마지막 세 번째 골든타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